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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소개 및 설명

일본 로맨스 영화 '첫 번째 키스' 리뷰

by 베이비울프 2025. 3. 26.

과거로 돌아가게 된 여자

'스즈리 칸나'는 혼자 사는 중년의 한 여성입니다. 애써 외롭지 않은 척하지만, 혼자서 저녁 식사 만들기 위해 만두를 굽다가 실수하는 모습을 보면 어디선가 애잔한 감정이 피어오릅니다. 괜스레 투정을 부리는 모습은 단순히 만두 때문만은 아닌 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과연 그녀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요? 그렇게 순탄치 않은 저녁을 보내고 있던 칸나는 갑작스럽게 그녀의 직장 동료에게 현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연락을 받고, 성급히 차를 몰고 현장으로 향하게 됩니다. 차를 몰고 달리던 칸나는 공사 중인 한 터널에 진입하게 되는데, 터널 내부에서 갑자기 시공간이 뒤틀리는 듯한 현상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터널 밖으로 나온 칸나는 알 수 없는 곳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곳은 아주 한적했으며, 칸나의 옷차림과 달리 해가 쨍쨍한 더운 날씨였죠. 매우 어리둥절한 칸나였지만, 그곳이 묘하게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두리번거리며 한 걸음 한 걸음 어디론가 향하다가 한 호텔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서 자신의 남편을 만나게 되죠. 정확히 말하면 45살의 칸나와 29살의 카케루가 만나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칸나는 여기가 자신이 젊은 시절 남편을 처음 만났던 과거 시점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너무 놀란 나머지 황급히 차로 돌아가 터널로 진입해 다시 현재로 돌아옵니다. 현재로 돌아온 칸나는 강렬했던 과거 여행을 영정사진 속에 있는 남편에게 이야기해 줍니다. 그리고 얼마나 당신이 젊고 순수했는지도 말이죠.

 

변해버린 사랑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칸나와 카케루는 우연히 한 호텔에서 마주치게 됩니다. 당시 카케루는 고고학을 전공했고 여전히 자신의 교수를 보조하며 학문 연구에 매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칸나를 처음 마주쳤던 그날은 호텔에서 교수의 학회가 열리던 날이었습니다. 카케루는 우연히 호텔에 개시되는 자신의 작품을 보기 위해 방문한 칸나를 마주치게 되고, 첫눈에 반해버립니다. 다행히 칸나도 카케루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죠. 그렇게 사랑을 시작한 둘은 너무 좋은 나머지 일찍이 결혼을 생각하게 되고, 결혼은 현실이기에 카케루는 미래가 불투명한 고고학에 미련을 버리고 평범한 회사에 취직까지 하게 되죠. 그렇게 그들의 삶은 순탄할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둘은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갈등은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내기 시작했고, 그 상처는 점점 늘어나 다시 그들의 사이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죠. 그렇게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40대 중반이 된 그들은 처음 사랑을 시작했을 때의 모습이 무색해질 만큼 같은 공간에서 무관심 속에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이혼, 그리고 이별

이런 결혼 생활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그들은 이혼을 결정하게 됩니다.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는 모습에서 마저 어떠한 미련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무덤덤할 뿐이죠. 여느 날 아침처럼 각자의 아침 식사를 하고 난 뒤, 카케루는 이혼 서류를 챙겨서 퇴근길에 서류를 제출하고 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아무렇지 않게 출근길에 나섭니다. 그리고 집에 남아 있던 칸나는 식곤증을 이기지 못하고 잠에 들고 맙니다. 그렇게 한참을 자던 중 전화벨이 우렁차게 울리고, 그 소리에 칸나는 잠에서 깨 전화를 받죠. 카케루는 매일 그래왔듯이 출근을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전철역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역은 매우 혼잡했고, 부대끼기 일쑤였죠. 그런데 그때, 선로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한 여자의 유모차와 유모차 안에 있던 아기가 사람들에게 밀려 선로로 떨어지게 됩니다. 문제는 열차가 곧 도착한다는 것이었죠. 상황을 판단한 카케루는 아기를 구하기 위해 재빠르게 선로로 뛰어들어 가까스로 아기는 구했지만, 그는 세상을 떠나고 만 것입니다. 그렇게 자다가 깨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는 전화를 받은 칸나는 이제부터 홀로 세상을 살아가기 시작합니다. 이혼을 앞둔 시점이긴 하지만 카케루와 이런 이별을 원한 것은 아니었죠.

 

남편 살리기 대작전

과거를 다녀온 칸나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바로 자신이 과거에서 일으킨 변화가 현재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었죠. 그렇다면 다시 15년 전으로 돌아가 과거를 바꾼다면 카케루가 죽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죠. 그래서 칸나는 다시 차를 타고 공사 중인 터널로 돌진합니다. 저번과 같은 시간과 장소로 이동한 칸나는 좀 더 능숙하게 과거를 대하기 시작했고, 다시 젊은 카케루를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카케루의 죽음을 막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계속해서 과거로 돌아갈 수 있었기에, 칸나는 계획에 실패할 때마다 다른 계획을 세워 다시 과거로 돌아가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아한 점은 칸나가 과거로 돌아갈 때마다 29살의 젊은 카케루는 45살의 나이 많은 칸나를 좋아하게 된다는 것이었죠.

 

인간의 운명의 바꿀 수 없는 것일까?

칸나가 매번 과거로 돌아가는 시점은 바로 젊은 시절 자신과 카케루가 처음 만나 호감을 갖게 된 날입니다. 그래서 45살의 칸나는 29살의 카케루와 29살의 칸나가 만나지 못한다면 사랑을 시작할리도 없고, 훗날 카케루가 죽을 일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죠. 그래서 칸나는 당시 카케루를 짝사랑하던 교수의 딸과 카케루가 사랑에 빠질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과거로 돌아간다고 한들 원하는 대로 과거와 미래를 바꾼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45살 칸나의 방해에도 젊은 카케루와 젊은 칸나는 운명의 장난처럼 계속해서 사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어떠한 방법으로도 카케루의 죽음을 막을 수 없었죠. 그렇게 현재로 돌아와 고민에 빠져 있던 칸나는 곧 터널 공사가 완료된다는 정보를 접하게 됩니다. 공사가 완료되면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고, 그렇다면 앞으로 카케루의 죽음을 막을 방법은 영영 없을 것이라는 걸 직감하게 되죠. 이제 칸나에게는 1번 정도의 기회가 남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칸나는 많이 지쳤지만, 카케루의 운명을 바꿔보기 위해 마지막 시도를 감행하게 됩니다. 과거로 돌아온 45살의 칸나는 다시 29살의 카케루와 대면하고, 카케루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 놓게 되죠. 물론 카케루는 칸나의 말을 쉽게 믿진 않습니다. 그런데 그때, 45살의 칸나는 29살의 칸나와 마주치게 되고, 45살의 칸나는 엄청난 고통을 호소하게 됩니다. 카케루도 그 모든 상황을 보게 되었죠. 과연 이번에는 카케루의 운명이 바뀔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