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는 누구인가?
'미야자키 하야오'는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장입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이후 가쿠슈인 대학에 진학하였습니다. 전공은 경제학이었지만, 청소년 신문에 만화를 기고하는 등 만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대학 졸업 후에는 애니메이션 회사에 입사하여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계로 뛰어들었습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미래소년 코난(1978년)', '붉은 돼지(1992년)', '이웃집 토토로(1988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년)',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년)', '벼랑 위의 포뇨(2008년)' 등이 있으며, 특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애니메이션 영화 최초로 베를린 영화제에서 금곰상을 수상하고 일본 영화 사상 최고 흥행기록이라는 영예를 얻었습니다. 해당 작품들은 한국에서도 크게 흥행하였기에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미야자키는 2013년 '바람이 분다'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공개하고 은퇴를 발표했지만, 이후 은퇴를 번복하고 10년 후인 2023년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로 다시 대중들에게 돌아왔습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애니메이션 영화에 대해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작품 탄생 과정
요시노 겐자부르의 소설인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가 영화의 원작이냐는 의문이 있었지만, 제목을 가져왔을 뿐 해당 소설의 내용과는 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다만, 이 소설이 영화 속의 소재로 등장하는 등 어느 정도의 영향력은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 영화는 일본 영화 역사상 최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정확하진 않지만 제작비가 51억 엔(우리나라 돈 약 500억)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장 제작 기간으로 인해 공동 투자 방식이 아닌 제작사인 스튜디오 지브리가 단독으로 제작비를 부담하였습니다. 이러한 단독 제작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했을 경우 엄청난 위험이 따르지만, 제작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는 만큼 투자자를 마냥 기다리게 할 수 없어 단독 제작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애니메이션의 작화는 현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그래픽 태블릿을 사용한 작화 방식이 아닌 종이에 그리는 고전 방식을 채택했다고 합니다. 미야자키는 그래픽 태블릿의 인식율 오차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좀 더 섬세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고전 방식으로 작화하였으며, 작화 매수 프레임도 기존 애니메이션보다 더 높여 영화의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하였습니다.
작품에 대한 설명
주인공 엄마의 죽음, 그리고 아빠의 재혼, 아빠와 재혼한 여자의 출산, 그로 인한 주인공의 심경과 주인공이 또 다른 세계를 발견하고 그 세계로 들어간다는 영화의 전반적인 구성은 존 코널리의 '잃어버린 것들의 책'과 매우 유사합니다. 이것은 실제로 미야자키가 해당 작품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는 전쟁 3년 차에 주인공인 마히토의 엄마가 화재로 사망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음 해에 마히토는 아빠와 도쿄를 떠나 엄마의 고향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곳에는 엄마가 살던 집이 있었고, 그 집에는 아빠의 재혼 상대이자 자신의 이모인 나츠코가 그들은 기다리고 있었죠. 또 나츠코는 아빠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마히토는 낯선 사람과 함께 낯선 집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 것이죠. 영화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겪어 오면서 복합적인 스트레스를 안고 있는 마히토의 심정을 비추어 줍니다. 그리고 마히토의 살갑지 않은 태도는 이모이자 새엄마인 나츠코와의 갈등을 야기하기도 하죠. 나츠코는 조카였지만 아들이 된 마히토를 웃으며 맞이해 주었고 그가 새로운 가정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치 앞으로도 마히토에게 무조건적인 관심과 사랑을 줄 것만 같았죠. 영화가 대부분 마히토의 시점을 보여주기 때문에 나츠코의 내면을 알기 어려웠지만 영화 중후반부의 나츠코의 대사를 통해 그녀 또한 자신의 노력과 달리 자신에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 마히토 때문에 나름의 상처를 받고 있었고, 변화된 삶 또한 결코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물들의 심정과 갈등은 결코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 삶과의 대면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이후 나츠코가 숲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마히토가 목격하게 되는데, 그 당시에는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그것은 그녀의 실종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던 와중 마히토는 자신의 엄마가 남긴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책을 발견하고 그 책을 읽게 됩니다.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방식 또는 삶을 대하는 태도 등에 대해 깨닫게 되고 깊은 눈물을 흘립니다. 책의 내용상 마히토는 나츠코의 친절과 배려에 대해 무례했고, 이것은 훗날 자신의 후회로 돌아올 것임을 알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그녀를 찾아 나섭니다. 나츠코를 찾아 나선 마히토는 그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정체불명의 왜가리에게 이끌려 저택 근처에 있던 폐쇄된 탑으로 향하게 되고, 그곳에서 또 다른 세계와 마주하게 됩니다. 새로운 세계에서 마히토가 처음으로 발을 들이게 된 곳에서는 선원 키리코와 와라와라, 펠리컨이 등장합니다. 마히토가 도착한 한 섬에는 무수히 많은 와라와라이 있는데, 와라와라는 사람이 되기 전 영혼입니다. 와라와라들은 키리코가 잡아온 물고기의 내장을 먹고 성장하여 하늘로 떠오르고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와라와라들에게는 천적이 존재하는데 그것이 바로 펠리컨입니다. 펠리컨은 와라와라를 잡아먹습니다. 펠리컨이 와라와라를 잡아먹는 바람에 다시 태어나지 못하는 영혼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펠리컨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었습니다. 물고기를 잡아먹고 살기에는 그 개체 수가 부족하기에 생존을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와라와라를 잡아먹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에피소드는 인간 또는 어떠한 생명체가 태어나고 죽는 과정 중에 발생하는 생존 변수를 보여주고자 했던 것으로 보이고, 생존 변수 자체가 삶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알게 해 줍니다. 즉,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가 태어나는 것은 자연 현상이자 확률에 의한 것이고, 그렇게 태어난 생명체는 누군가의 생존을 위해 희생되거나 의도할 수 없는 현상이나 사건으로 인해 언제든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마히토의 엄마의 죽음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죠. 또 마히토는 새로운 세계에서 히미라는 불을 다루는 소녀를 만나기도 합니다. 히미는 마히토와 또래 아이로 보이는데, 히미가 나츠코를 자신의 동생이라고 칭하는 것으로 보아 히미는 마히토의 엄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작중에서 마히토의 엄마가 어린 시절 1년 간 사라졌다가 웃으며 다시 돌아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것이 바로 이 시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마히토는 또 다른 세계에서 과거 시간 선에 있는 자신의 엄마를 만나게 된 것이죠. 그리고 마히토는 히미의 도움으로 나츠코를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엄마가 준 책으로 인해 시작된 마히토의 여정에서 엄마를 만나 실질적인 도움을 받게 된 것이죠. 주목해야 할 점은 마히토가 히미와 작별하는 과정에서 히미에게 원래의 시간선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미래에 불에 타 죽게 되니 가지 말 것을 충고하지만, 히미는 자신은 불을 좋아하며 언젠가 만나게 될 마히토를 기대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자신의 숙명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면모는 히미가 누구보다 단단하고 긍정적인 내면을 가지고 있으며, 큰 역경 속에서도 쉽게 꺾이지 않는 인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작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인물이며,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면모를 보여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해당 작품에는 이외에도 더 많은 에피소드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결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나, 해당 글을 통해 작품이 말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파악하고 영화를 감상한다면, 좀 더 풍부한 감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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