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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폴로' 넷플릭스 드라마 더 이상 제작되지 않는 이유

by 베이비울프 2024. 10. 22.

마르코 폴로

'마르코 폴로'는 어떤 드라마일까?

드라마 '마르코 폴로'는 실제 13세기 중후반에 활동한 베네치아 공화국(현 이탈리아) 출신 탐험가인 마르코 폴로(Marco Polo)의 아시아 탐험 일대기를 소재로 한 넷플릭스 역사 드라마입니다. 요아킴 뢴닝, 에스펜 산드베르그 등 다수가 연출을 맡았고, 로렌초 리첼미, 베네딕트 웡, 암르 와케드, 수현(대한민국 배우) 등이 출연하였습니다. 현재 총 2개의 시즌이 공개되었으며, 시즌당 9천만 달러(한화 1,000억 이상)라는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입니다. 이는 왕좌의 게임 제작비보다도 높은 금액인데요. 하지만, 넷플릭스 측에서  '마르코 폴로 시즌3'을 제작하지 않기로 결정하여 기존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역사적 사실

13세기 몽골 초원의 전사 '칭기즈 칸'은 수많은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을 정복하여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몽골 제국을 건설하고, 세계사의 한 획을 긋습니다. 그리고 그의 손자이자 몽골 제국의 제5대 대칸(왕)인 '쿠빌라이 칸'은 즉위 후 나라의 이름을 '대원(원나라)'이라고 정하였고, 수도를 몽골의 카라코룸에서 중국의 대도로 옮겼습니다. '쿠빌라이 칸'은 엄연히 몽골 유목민 출신이었지만, 타 문화와 종교에 관심이 많았고 색목인을 우대하는 편이었으며, 그로 인해 10대 중후반 무렵 아버지와 함께 원나라로 여행 온 '마르코 폴로'를 원나라의 관리로 임명하였습니다. '마르코 폴로'는 17년간 원나의 관리로 일하였고, 이때 중국 각지를 탐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그의 원나라 여행기가 책으로 집필되었고, 이 책이 그 유명한 '동방견문록'입니다. 

 

'동방견문록'의 진실성 논란

그런데, 현대에 들어서 '동방견문록'은 진실성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동방견문록이 집필되어 공개된 당시에는 지금처럼 먼 나라로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발달하지도 않았고, 다른 나라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인터넷 시스템도 없었기에 책 내용의 사실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현대 기준에서 동방견문록을 살펴보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듯한 동식물들이 나오고, 역사적 사실과는 사뭇 다른 건축 양식이 등장하는 등 믿을 수 없는 내용들이 기재되어 있기에 마르코 폴로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책이 아닌 상상에 의해 쓰인 책이라는 등 다수의 논란이 발생한 것입니다. 또한, 이 책을 쓴 사람은 마르코 폴로가 전쟁(13세기 후반 베네치아-제노바 전쟁) 포로로 감옥에 투옥되었을 당시 그의 이야기를 들었던 동료 죄수 '루스티첼로 다 피사'라는 것이 학계 정설이고, 현재 책의 원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진실성 논란에 한 몫하였습니다. 물론 이 책에는 고증이 잘된 부분도 있으며, 또 다른 주장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작품에 대한 평가

드라마 '마르코 폴로'는 엄청난 제작비 대비 시청자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지 못했고, 그로 인해 수익성이 좋지 않아 시즌 3이 제작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칭기즈 칸이 건국한 몽골 제국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제국인 만큼 수많은 나라를 침략하고 핍박하여 만들어졌고, 칭기즈 칸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서양 역사에 비주류였던 몽골 유목 민족에게 지배당했었다는 역사적 사실이 많은 이들에게 불편하게 여겨져 이 드라마가 호응을 얻지 못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애초부터 유럽인들은 몽골 제국이 뛰어난 문화와 기술을 지녔다고 기재된 '동방견문록'을 불신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러한 점들을 배제하고 드라마 '마르코 폴로'를 작품으로서 평가한다면,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몽골이 중국(남송)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중국을 완전히 통일하는 등의 역사적 흐름을 알 수 있었고, 적절한 픽션을 통해 인간 내면의 탐욕, 억제 등을 잘 표현하였습니다. 또한, 특유의 중국풍 액션 연기가 보는 재미를 더했고, 당시 쿠빌라이 칸의 성향과 몽골 제국(원나라)의 모습과 풍습이 적절히 고증되었으며, 서양인인 마르코 폴로가 동양 문화에 스며드는 과정도 신선했습니다. 만약, 이 드라마가 역사적 논란이 없는 완전 픽션이었다면 호응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