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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씨왕후'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리뷰

by 베이비울프 2024. 10. 12.

'우씨왕후'는 어떤 드라마일까?

드라마 '우씨왕후'는 2024년 8월 29일 티빙(TIVING OTT)에서 공개된 한국 드라마입니다. 최근 꾸준한 작품을 이어오고 있는 전종서 배우가 주인공 우씨왕후 역을 맡아 화제가 되었으며, 이외 지창욱, 김무열, 이수혁, 박지환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였습니다. 실제 고구려 시대 고국천왕(고구려 제9대 왕)의 왕후였던 우씨의 일화를 소재로 하여 만든 한국 퓨전 사극이며, 3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입니다. 이 드라마는 왕이 죽고 난 뒤 왕후가 형사취수제를 통해 왕의 동생과 결혼하여 새로운 왕을 옹립하고, 2대째 왕후를 이어간 '우씨'의 실제 역사적 일화를 소재로 하였으며,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고국천왕 역을 맡은 지창욱의 규모 큰 전쟁 장면과 왕후 역을 맡은 전종서의 크고 작은 전투 장면 등 볼거리가 많은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고구려는 한국 고대 역사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나라이지만, 역사적 기록이 많지 않아 고구려의 역사를 고증하는 것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고려시대나 조선시대를 다룬 사극은 많지만, 고구려를 비롯한 고대시대를 다룬 사극이 많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죠. 그러므로, 고대 역사를 극으로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는 픽션을 가미하여 역사적 기록의 빈틈을 채워주는 것이 관건인데요. 과연 드라마 '우씨왕후'는 고구려를 어떻게 그려 냈을까요?

 

역사적 배경

드라마 '우씨왕후'는 고구려의 제9대 왕인 고국천왕과 제10대 산상왕 시기를 배경으로 합니다. 먼저 '고국천왕'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이름은 '남무'이며, 신대왕(고구려 제8대 왕)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신대왕이 죽은 뒤 왕위에 올랐습니다. 고국천왕이 언제 출생하였는지는 기록이 없어 알 수 없으며, 왕 재위기간은 179년~197년입니다. 그는 외적으로 키가 크고 힘이 셌다고 전해지며, 재위 중 발생한 후한 요동태수의 침입을 막아내는 업적을 세우는 등 용맹한 전사의 이미지를 가졌다고 합니다. 또한, 미천한 신분의 '을파소'를 국상으로 임명하고 백성들의 안정적인 농경 생활을 위하여 진대법을 실시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고국천왕의 아내이자 왕비인 우씨는 고구려의 귀족인 우소의 딸이며, 그녀의 정확한 이름은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남편인 고국천왕이 죽고 난 뒤, 그의 동생인 '연우'와 결혼함과 동시에 그를 왕(제10대 산상왕)으로 즉위시켜 왕후를 2번이나 이어 나갔습니다. 당시 고구려에는 형사취수제라는 제도가 있었는데, 이는 형이 사망하였을 경우 그의 남동생이 형수를 아내로 맞이하는 풍습이었습니다. 우씨는 이 제도를 이용하여 권력을 유지한 것이며, 이는 역사적으로 드문 일이라고 합니다. 

 

드라마의 주요 설정과 줄거리

'고국천왕(지창욱)'이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자, 이 사실을 알게 된 왕후 '우희(전종서)'와 그녀의 가족들, 그리고 국상인 '을파소(김무열)'를 비롯한 왕의 최측근 관료들에게 비상이 걸립니다. 당시 고구려의 상황을 보자면, 고대의 국가들이 그렇듯이 고구려 또한 아직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이루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고구려는 5개의 부족이 연맹하여 세우진 연맹국가였고, 나라의 중대한 사항은 왕을 포함한 5부족의 제가회의를 통해 결정되었죠. 즉, 왕이 존재했지만 각 부족의 영향력 또한 막강하였기에 팽팽한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었고, 자칫하면 왕의 가문이 다른 가문으로 바뀔 수도 있는 시대인 것입니다. '고국천왕(지창욱)'과 '우희(전종서)'는 가뜩이나 자식이 없었고, 다른 부족들과 대신들은 이를 약점 삼아 왕후의 폐위를 줄곧 요구해 왔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왕이 죽어버리니 왕에 의해 권력을 유지하던 왕후와 왕의 측근들은 위기를 맞은 것입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국상인 '을파소(김무열)'와 왕후 '우희(전종서)'는 형사취수제를 선택하고, 그렇게 '우희(전종서)'는 왕의 동생들 중 하나를 선택하여 그와 결혼하고 그를 왕으로 세우기 위해 궁 밖으로 떠납니다. 단, 시간은 왕의 죽음이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다음 날 아침 제가회의 전까지입니다. 반드시 제가회의에 왕의 동생을 데려오고, 그와 결혼을 발표해야 하기 때문이죠. '우희(전종서)'와 그의 호위를 맡은 왕의 친위대이자 최고의 무사 '무골(박지환)' 등은 우선 왕의 동생들 중 왕위에 욕심이 많고, 포악하기로 유명하지만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발기(이수혁)'를 만나 보기 위해 그가 다스리는 지역으로 향합니다. 늦은 밤, 목적지에 도착한 '우희(전종서)'는 막상 '발기(이수혁)'를 만났지만, 백성들의 목숨을 장난처럼 여기는 그의 인간 같지 않은 성품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난 뒤, 그는 절대 왕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고, 그에게 왕이 죽었다는 사실을 숨긴 채 몰래 '발기(이수혁)'의 성을 빠져나갑니다. 그러나, '우희(전종서)'의 일행이 성을 빠져나가는 동안 왕이 죽었다는 정보를 얻게 된 '발기(이수혁)'는 왕후가 늦은 밤 자신을 찾아온 이유를 알게 되고, 왕후 '우희(전종서)'를 사로 잡기 위해 살수들을 보냅니다. 왕의 다른 동생인 '연우(강영석)'를 만나기 위해 그가 다스리는 지역으로 향하는 '우희(전종서)' 일행은 '발기(이수혁)'가 보낸 살수들에게 쫓기게 되면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게 되는데요. 과연 왕후는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요? 

 

총평

이 드라마는 궁 밖에서는 왕후인 '우희(전종서)'를 중심으로, 궁 안에서는 국상인 '을파소(김무열)'를 중심으로 펼쳐져 장면을 전환하며 시간의 흐름이 이어지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궁 밖에서는 왕후 일행의 화려한 액션이 눈을 즐겁게 만들었고, 궁 안에서는 국상이 첩자를 속출하기 위해 펼치는 심리전이 머리를 자극하였습니다. 또한, '고국천왕(지창욱)'이 드라마 초반부에 죽음을 맞이해 그의 비중이 적을 것이라 예상하였지만, 과거 회상 장면에 그가 꾸준히 등장하여 존재감을 이어 갔으며, 이러한 회상 장면이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 '우씨왕후'는 화려한 배우 라인업과 흔치 않은 고구려 시대 사극으로 공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지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인지 공개 후 역사 고증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드라마 연출을 맡았던 정세교 감독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이 드라마는 역사적으로 기록된 인물을 바탕으로 하여 재창작된 퓨전 사극으로, 관련 사료 문헌과 기록을 토대로 하고, 교수 등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으며 기록되지 않은 부분은 픽션을 가미하여 제작된 것'이라고 해명하였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사극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그래도, 이 드라마는 왕이 아닌 왕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는 것이 신선하였으며, 형사취수제를 택하여 권력을 이어간 왕후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였기에, 대중들이 우리 역사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계기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